서진시스템, ESS와 반도체로 날아오른다? 과연?
ESS와 반도체로 날아오른다? “글쎄요, 저는 아직 의심스러운데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의 절대 강자’, 혹은 ‘제조업의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서진시스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최근 증권가 리포트나 뉴스를 보면 서진시스템에 대한 칭찬 일색이죠? 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출하가 정상화되고, 반도체 장비 부품의 수익성(믹스)이 개선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하지만 저는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려고 해요. “과연 이 장밋빛 전망을 100% 믿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거든요. 투자자로서 우리가 마냥 희망 회로만 돌리기보다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짚어 드릴게요.
1. ESS 매출 정상화, 이번엔 진짜인가요? (양치기 소년의 기억)
첫 번째로 짚어볼 부분은 서진시스템의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에요.
시장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플루언스에너지(Fluence Energy) 향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으로 ESS 설치가 필수가 되었으니 서진시스템이 수혜를 입을 것이다.”라는 거죠. 이론적으로는 아주 완벽한 시나리오예요.
하지만, **’납기 지연’**과 ‘매출 인식의 시차’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돼요. 서진시스템을 오래 지켜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번 분기부터 좋아진다”라고 했다가, 고객사의 설치 지연이나 물류 문제로 매출 인식이 다음 분기로, 또 다음 해로 밀리는 경우를요.
실제로 작년에도 ESS 프로젝트들이 지연되면서 주주들의 애를 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죠. 수주 잔고가 쌓여 있는 건 팩트지만, 그게 ‘언제’ 실제 돈(매출)으로 찍히느냐는 다른 문제예요. 단순히 “올해 정상화된다”는 말만 믿고 덥석 물기에는, 글로벌 프로젝트들의 변수(금리, 정책, 물류 등)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는 매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진짜 숫자가 찍히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중립’ 기어를 박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2. 반도체 부품 믹스 개선, 정말 고마진으로 가고 있나요?
두 번째 주제는 반도체 장비 부품이에요. 서진시스템이 단순히 껍데기(케이스)만 만드는 게 아니라, 램리서치 같은 글로벌 장비사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 장치나 정밀 가공 부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죠. 이걸 전문 용어로 **’제품 믹스(Product Mix) 개선’**이라고 하고, 이게 되면 이익률이 좋아지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여기서 제가 드는 의문은 **”경쟁 심화와 단가 압박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가”**예요. 서진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다이캐스팅(Die-Casting)’은 분명 훌륭하지만, 진입 장벽이 아주 높은 우주 공학급 기술은 아니거든요. 베트남 공장의 압도적인 생산 능력(Capa)으로 찍어 누르는 구조인데,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을 겪거나 고객사가 단가 인하(CR)를 요구하면 영업이익률이 훼손될 가능성은 늘 존재해요.
증권가에서는 “고마진 제품이 늘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 중반으로 안착하는지는 두고 봐야 해요. 단순히 매출 덩어리만 커지고, 이익률은 제자리걸음인 **’속 빈 강정’**이 될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특히 반도체 섹터가 전체적으로 조정받을 때, 서진시스템이 부품사로서 얼마나 방어력을 보여줄지도 미지수랍니다.
3. 만년 저평가의 원인, ‘재무 부담’과 ‘오버행’ 이슈는요?
마지막으로 가장 현실적인 문제, 바로 재무 구조와 수급 이야기예요. 서진시스템은 “벌어서 투자한다”가 아니라 “빌려서 투자한다” 싶을 정도로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해왔어요. 베트남에 가보면 공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하죠.
이 과정에서 부채 비율이 높아졌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 물량들이 항상 주가의 발목을 잡았어요. 주가가 좀 오를만하면 전환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서진시스템의 고질적인 약점이었죠.
“실적이 좋아지면 다 해결된다”라고 하지만,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막대한 이자 비용은 순이익을 갉아먹는 주범이에요. 영업이익은 잘 나왔는데, 이자 내고 환율 평가 손실 반영하고 나면 당기순이익은 확 쪼그라드는 패턴… 서진시스템 주주라면 한 번쯤 겪어보셨을 거예요.
올해 실적이 좋아져서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부채를 갚아나간다면 베스트겠지만, 만약 또다시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한다거나 CB 전환 물량이 쏟아진다면? 주가는 실적과 무관하게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어요. 이 재무적인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저평가 해소는 요원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세요
정리하자면, 서진시스템은 분명 제조업의 끝판왕다운 생산 능력을 갖춘 매력적인 기업임은 틀림없어요. 알루미늄 가공 기술 하나로 통신, ESS, 반도체, 전기차, 로봇까지 다 하니까요. 포트폴리오만 보면 세상에 이런 회사가 없죠.
하지만 질문자님의 생각처럼, “올해는 무조건 좋다”는 장밋빛 전망을 맹신하기에는 과거의 ‘희망 고문’ 사례들과 재무적인 부담이 여전히 찝찝함으로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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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매출: 수주 잔고가 아니라 ‘실제 매출 인식’ 속도를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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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덩치만 커지는 게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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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행: CB 물량과 이자 비용이 순이익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계산기를 두드려 보세요.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 주가만 보지 마시고, 매 분기 발표되는 보고서의 주석 하나하나를 꼼꼼히 뜯어보시길 권해드려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을 서진시스템이 실적이라는 숫자로 증명해 주길 바랄 뿐이에요.